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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 이야기
하혁진
작가 소개

하혁진. 문학평론가. 제20회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고, 2022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비평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쓴 글로 「감각의 질서와 그녀들의 환상통」, 「멸망 이후의 에피파니」 등이 있다.

  • 1화 | 두 번의 사랑 두 번의 이별 ①
    하혁진
작가의 말

어떤 영화를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 영화관에서의 기억이 있다. 평일 오후의 연희동은 한산했지만, 그날 나의 옆자리에는 양쪽 모두 사람이 있었다. 한쪽은 함께 간 애인이었고, 한쪽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러닝타임이 절반쯤 지났을까. 까무룩 잠에 든 애인과 영화에 흠뻑 빠진 낯선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문득 ‘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영화를 보고 있는 걸까?’ 생각했다. 이상한 생각이었다. 영화의 후반부는 이상한 생각을 하다가 전부 놓쳐 버렸다.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부터 혼자 보는 영화만큼이나 함께 보는 영화도 좋아하게 됐다. 애인,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학창 시절 좋아했던 첫사랑에게도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함께 가서 함께 영화를 본 적도 있고, 함께 가서 혼자 영화를 본 적도 있다. 영화관은 이상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다. 도무지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을 사랑하고, 가져 본 적 없는 것을 잃어버리고, 그러다 마침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그곳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옆자리는 비어 있다. 어쩌면 당신의 자리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이 어둠이 내리고 영화가 시작된다.

이야기 속 이야기
하혁진
  • 1화 | 두 번의 사랑 두 번의 이별 ①
    하혁진
작가 소개

하혁진. 문학평론가. 제20회 대산대학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고, 2022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비평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쓴 글로 「감각의 질서와 그녀들의 환상통」, 「멸망 이후의 에피파니」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어떤 영화를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 영화관에서의 기억이 있다. 평일 오후의 연희동은 한산했지만, 그날 나의 옆자리에는 양쪽 모두 사람이 있었다. 한쪽은 함께 간 애인이었고, 한쪽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러닝타임이 절반쯤 지났을까. 까무룩 잠에 든 애인과 영화에 흠뻑 빠진 낯선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문득 ‘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영화를 보고 있는 걸까?’ 생각했다. 이상한 생각이었다. 영화의 후반부는 이상한 생각을 하다가 전부 놓쳐 버렸다.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부터 혼자 보는 영화만큼이나 함께 보는 영화도 좋아하게 됐다. 애인, 친구, 직장 동료, 심지어 학창 시절 좋아했던 첫사랑에게도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함께 가서 함께 영화를 본 적도 있고, 함께 가서 혼자 영화를 본 적도 있다. 영화관은 이상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다. 도무지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을 사랑하고, 가져 본 적 없는 것을 잃어버리고, 그러다 마침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그곳에서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오늘 나의 옆자리는 비어 있다. 어쩌면 당신의 자리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이 어둠이 내리고 영화가 시작된다.